〔호남의 시각〕 목포 시민들의 삭발식이 던진 질문…국립의대 유치의 명암 (明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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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의 시각〕 목포 시민들의 삭발식이 던진 질문…국립의대 유치의 명암 (明暗)

방명석 국장

(데스크 칼럼)

5일 (어제) 청와대 앞에서 목포지역 정치권과 행정·학계 관계자, 시민 등 300여 명이 국립의대 후보 대학 선정 과정의 재검토를 요구하며 집회를 열었다. 이날 김원이 국회의원과 강성휘 목포시장, 이형완 목포시의회 의장 등 12명이 삭발식에 동참했다.

지방의 정치권과 행정·학계 인사들이 서울까지 올라가서 집단 삭발에 나선 것은 결코 가볍게 볼 장면이 아니다. 국립의대 유치 결과에 대한 반발이라는 정치적 의미도 있겠지만, 그 이면에는 오랜 기간 국립의대 유치를 추진해 온 목포와 전남 서남권 주민들의 상실감, 그리고 지역 의료 현실에 대한 절박함이 함께 놓여 있다.

목포와 서남권의 국립의대 유치 요구는 단순한 대학 유치 경쟁으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응급·중증·필수의료를 비롯한 전문 진료를 지역에서 충분히 받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국립의대와 대학병원은 오랫동안 지역사회의 중요한 숙원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삭발식을 단순한 유치 실패에 따른 정치적 반발로만 평가하는 것은 목포가 던진 문제의 상당 부분을 놓치는 일이다.

반면 지난 8월 30일 국립순천대학교가 전남권 국립의대 후보 대학으로 선정된 것은 순천과 전남 동부권에는 분명한 희소식이다. 오랜 기간 추진해 온 국립의대 유치가 현실화될 수 있는 첫 관문을 넘었다는 점에서 지역사회의 환영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국립의대와 병원이 설립되면 의료인력 양성은 물론 응급·중증·필수의료 기반을 강화할 수 있어 동부권 주민들의 기대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순천의 환영과 목포의 반발은 겉으로는 정반대의 모습이지만, 이를 승자와 패자의 구도로 바라봐서는 곤란하다. 순천은 국립의대를 통해 지역 의료의 새로운 거점을 만들 기회를 얻었고, 목포와 서남권은 국립의대 유치가 무산된 이후에도 지역 의료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월 1일 국무회의에서 민형배 전남·광주특별시장과 정부 관계자들에게 “목포를 비롯한 서부권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언급하고, 지방정부와 관계 부처에 “서부권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한 것”도 이러한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이 같은 메시지가 구체적인 정책과 실질적인 지원으로 이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목포와 서남권에 필요한 것은 추상적인 지원 약속이 아니다. 응급·중증·필수의료 시설을 확충하고 전문 의료인력을 확보하는 한편, 지역 의료기관의 기능을 강화해 중증환자가 먼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을 줄이는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국립의대가 순천에 들어선다고 해서 전남 전체의 의료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후보 대학 선정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목포지역의 문제 제기도 정부가 설명해야 할 부분이다. 결과를 존중하는 것과 그 과정에 대해 합리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평가 기준과 심사 절차가 명확했다면 이를 지역사회에 충분히 설명하고, 필요한 부분은 검증하면 된다. 지역사회에 남은 의문을 그대로 둔 채 사업을 추진한다면 국립의대 설립이라는 본래의 취지보다 지역 갈등이 더 커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결국은 ‘순천이냐 목포냐’라는 선택의 논리를 넘어서는 일이다. 국립순천대의 후보대학 선정은 예정대로 추진하되, 목포와 서남권에는 지역 여건에 맞는 의료 인프라 확충책을 대폭으로 마련해야 한다. 하나의 지역에 국립의대가 설립된다는 이유로 다른 지역의 의료 문제가 뒷전으로 밀려서는 안 된다.

8월 30일 순천은 환영했고, 9월 5일 목포는 삭발했다. 두 장면은 전남의 의료 현실을 둘러싼 지역사회의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보여준다. 이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어느 한쪽의 목소리에만 답할 것이 아니라 두 지역에 맞는 정책 해법을 제시해야 할 차례다.
방명석 기자 bms015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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