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 흑두루미, 탐조거리 20m까지 가까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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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흑두루미, 탐조거리 20m까지 가까워져

인간과 자연의 신뢰가 만든 겨울철새 탐조 천국, 국내외 탐조객 감탄

순천만 흑두루미, 탐조거리 20m까지 가까워져
[호남자치뉴스]순천시는 순천만에 서식하는 흑두루미를 20m 거리에서 탐조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져 인간과 신뢰 관계가 돈독하게 형성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계습지의 날인 2일, 환경부는 멸종위기야생생물로 흑두루미를 지정했다. 흑두루미는 천연기념물 228호이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으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절멸가능성’이 높은 ‘취약’(VU) 등급으로 지정되어 있다.

겨울철새 흑두루미는 갯벌과 친숙한 두루미로 ‘갯두루미’로도 불린다. 갯벌에서 잠을 자고 주변 농경지에서 볍씨, 우렁이 등을 먹으며 겨울을 나지만, 국내 서식지가 개발되면서 개체수가 급감했다.

2000년 초반 국내 마지막 남아 있는 흑두루미 월동지인 순천만도 식당, 펜션 난립과 무분별한 낚싯배 운항, 주변 농경지 출입으로 인해 위협을 받았다. 이러한 서식지 훼손으로 인해 흑두루미는 일본 이즈미로 몰려들었다.

2006년 순천만 흑두루미는 167마리였고 관광객은 13만 명에 불과했다. 당시 노관규 시장은 이 땅의 주인이었던 생명들을 다시 본래의 터전인 순천만으로 불러오는 것이 인간도 살 수 있는 길이라는 철학으로, 순천만 습지 복원을 통한 원시적인 생태관광지 조성을 추진했다.

시는 지속가능한 생태 보전 정책을 추진하며, ▲순천만 인근 환경저해시설 철거 ▲흑두루미 전선 충돌 사고 예방을 위한 전봇대 282개 철거 ▲흑두루미 영농단 구성 및 친환경 농업 추진 ▲철새 보호를 위한 서식지 갈대 울타리 조성 등의 조치를 시행해왔다.

그 결과, 순천만의 자연성이 회복되면서 흑두루미 개체수가 급증했다. 2006년 167마리에서 2008년 344마리, 2015년 1,410마리, 2024년에는 7,606마리로 증가하며, 순천만은 전 세계 흑두루미 개체수의 절반이 월동하는 주요 서식지가 됐다.

특히, 개체수 증가뿐만 아니라 탐조거리도 700m, 500m, 300m, 80m에서 최근 20m까지 가까워졌다. 이는 순천만 습지 복원을 통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철학의 성과로, 순천만이 멸종위기 겨울철새 탐조 성지로 자리잡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국제두루미재단(International Crane Foundation) 임원들은 순천시의 생태철학과 순천만의 보전 사례를 전 세계적으로 공유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여 지난달 직접 방문해 이를 확인했다.

시는 올해도 순천만 흑두루미 서식지 확대를 위해 안풍들 지역의 전봇대 지중화 및 무논 조성 사업을 추진한다.

또한, 국가정원과 순천만 사이 농경지 35ha 매입하여 순천만과 도심을 잇는 거대한 생태축을 조성하여 순천만의 원시성을 도심 안쪽으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오는 5월에는 세계습지의 날과 세계철새의 날을 기념하여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파트너십(EAAFP)과 국제 워크숍을 개최할 예정이다.

11월에는 순천만 흑두루미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하여 순천이 보유한 멸종위기종 서식지 복원 사례를 전 세계에 공유할 계획이다.

노관규 시장은 “순천만에는 흑두루미, 큰고니, 노랑부리저어새, 흰기러기 등 국내 희귀ž멸종위기 겨울철새들의 파라다이스가 되고 있다”며, “인간과 자연이 동등한 생태계의 구성원이라는 생태철학이 이러한 환경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앞으로도 이러한 생태철학을 공유하고, 생태 가치를 기반으로 문화와 경제를 융합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lwh649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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