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의 시각〕지방채 271억, 부결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의 재정이다
방명석 기자 bms0156@hanmail.net
2026년 09월 11일(금) 10:03
방명석 국장
〔데스크 칼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첫해부터 지방채 발행을 둘러싼 집행부와 통합시의회의 판단이 엇갈렸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0일 제3차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에서 집행부가 제출한 ‘2026년도 지방채 발행 한도액 초과 발행계획안’을 부결했다.

집행부가 통합 이후 지역 현안과 각종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해 지방채 발행 한도액을 넘어서는 추가 재원 확보에 나선 가운데, 의회는 통합 첫해부터 한도액을 초과해 새로운 채무를 부담하는 것은 중장기적인 재정건전성(Fiscal Soundness) 측면에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번 결정은 단순히 지방채 271억 원을 둘러싼 집행부와 의회의 찬반 문제로만 볼 일이 아니다. 통합특별시가 출범한 첫해라는 상징성과 함께 앞으로 시민의 삶을 위해 무엇에 투자하고, 그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며, 미래 세대에 어떤 재정 부담을 남길 것인가를 결정하는 첫 번째 재정(財政)의 시험대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집행부가 일하려면 재원이 필요하다. 통합특별시 출범과 함께 교통·산업·도시개발·복지·생활 인프라 등 해결해야 할 현안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필요한 사업에 적기에 투자하는 것은 행정의 중요한 책무다. 따라서 지방채 발행을 추진한 집행부의 판단 역시 단순히 ‘빚을 늘리는 행정’으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지방행정에서 재정건전성(財政健全性)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이다. 지방채는 오늘의 사업을 위해 미래의 재정을 사용하는 것이며, 결국 원금과 이자는 시민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그렇기에 의회가 지방채 발행의 필요성과 상환 가능성, 사업의 타당성 등을 따져보는 것은 당연한 견제와 감시(牽制·監視)의 역할이다.

따라서 집행부가 일을 하기 위해 재원을 요구했다면 의회는 그 재원이 정말 필요한 것인지 따져야 하고, 의회가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제동을 걸었다면 집행부는 필요한 사업을 어떻게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인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누가 옳으냐가 아니라 시민에게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느냐에 있다.
방명석 기자 bms015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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