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사색하기 좋은 여행지, 고즈넉하고 유서 깊은 ‘광양 유당공원’ 500년 굵은 옹이진 겨울 나목이 들려주는 덧없음과 불완전함에 대한 긍정의 철학 이원희 기자 lwh6494@hanmail.net |
2024년 12월 19일(목) 15:39 |
겨울철 사색하기 좋은 여행지, 고즈넉하고 유서 깊은 ‘광양 유당공원’ |
겨울 유당공원에 가면 500년 나이테를 새긴 이팝나무, 수양버들, 푸조나무가 시간의 흐름을 받아들인 옹이진 나목으로 의연하고 굳건하게 서서 방문객을 맞는다.
유당공원은 1547년 박세후 광양 현감이 먼바다에서 읍성이 보이지 않도록 조성한 보안림으로 땅의 기운을 채우는 비보림이자 해풍의 피해를 막는 방풍림이었다.
수많은 눈비와 바람을 몸에 새긴 광양읍수들은 아름다운 수형, 군사전략 및 방풍림에 대한 지혜 등 역사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그 옆에는 인물, 역사적 사건 등을 아로새긴 16기의 비석이 묵묵히 서 있는데 그중 2기 앞에는 친일 단죄문이 세워져 엄중한 역사의 책임을 묻고 있다.
유당공원은 동학농민운동 지도자 김인배 처형사건, 여순사건, 한국전쟁 등 격변과 혼동의 역사 현장이었지만 지금은 아담한 연못과 어우러져 그윽한 풍취를 자아내고 있다.
고요하고 고즈넉한 유당공원의 겨울 정취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와 시간이 흐를수록 빛을 발하는 공간에 대해 새롭고 긍정적인 시각을 갖게 한다.
김성수 관광과장은 “유당공원은 빽빽한 도시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비움과 여백이 주는 편안함을 일깨우고 시간의 흐름을 받아들인 공간이 갖는 본질적인 아름다움에 집중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겨울 나목 사이로 비치는 따스한 햇살 속에서 오래된 것이 주는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지나온 역사와 본인의 삶을 차분히 관조할 수 있는 유당공원을 광양의 겨울 여행지로 적극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이원희 기자 lwh6494@hanmail.net